레알 마드리드가 클럽 월드컵 첫 경기에서 알 힐랄과 1-1 무승부를 기록했을 때, 팀은 카를로 안첼로티 시절의 모습에 더 가까웠다. 상대에게 끌려 다니고 수비 불안에 공격에서는 해법이 부족한, 회색빛 경기였다. 후반부터 조금씩 사비 알론소가 원하는 팀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파추카전에서는 사비 알론소가 추구하는 레알 마드리드의 모습이 분명히 보였다. 전술적 배열은 여전히 안첼로티 시절 4-3-3였지만, 경기 스타일에서 차이가 컸다. 사비 알론소는 전방 압박을 강조하고, 수비 라인을 높게 유지하며 전체 라인이 촘촘하게 붙어 있고, 2선 미드필더들의 공격 가담을 중시한다.

 

특히 전반에 10명으로 싸우면서도 골문을 지키기 위해 물러서지 않고 자신들의 스타일을 유지한 점이 두드러졌다. 덕분에 파추카의 낮은 효율성까지 겹쳐 전반 2-0 리드를 잡았다. 골은 모두 벨링엄과 아르다 귈러, 두 명의 2선 미드필더가 넣었다.

 

하지만 수비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중원에 수비 라인을 둔 탓에 중앙 수비 뒤 공간으로 들어가는 볼을 막지 못해 고전했고, 이는 리울 아센시오의 퇴장으로 이어졌다. 파추카는 무려 24개의 슈팅을 시도한 반면 레알은 8개에 그쳤다.

 

발베르데가 2선에서 쐐기골을 넣으며 승리를 굳혔지만, 수비 체계의 허점은 여전했다. 이 문제는 최근 몇 년간 레알이 끊임없이 겪어온 익숙한 약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