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리버풀 감독 슬롯의 기자회견 전술? 솔직함, 통찰력, 그리고 아재 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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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Jones
Sept. 19, 2025 1:30 pm GMT+9
리버풀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간의 챔피언스 리그 리그 페이즈 첫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르네 슬롯 감독은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 잠깐 분위기를 바꿨다.
“우리의 새로운 영입생들에 대해 워낙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특히 다른 클럽들을 더 좋아하는 일부 평론가들은 £450m란 숫자를 두고 참 말이 많더군요.” 그는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제가 대신 말해드리겠습니다. £450m입니다. 반복해드리죠. £450m.”
슬롯의 첫 시즌은 경기장 안에서 거의 더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그는 미디어 앞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차분한 태도로 그는 어떤 주제든 다뤄냈고, 필요할 땐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후 기자회견이 이어지던 중, 그는 리버풀이 선수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금액도 마찬가지로 강조했다. “£300m입니다. 제가 또 반복해드리죠. £300m.” 실제로는 다소 과장이 섞인 수치였다. 리버풀이 벌어들인 액수는 약 £260m($352.5m) 가량이었다. 물론 이것도 성과에 따른 에드온 금액들과 하비 엘리엇의 완전 이적시 이적료를 포함한 금액이다. 그러나 그의 요점은 분명히 전달되었다.
리버풀 감독직을 맡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의 자신감도 함께 커져왔다. 그리고 약 20분 동안 여러 주제에 대한 질문을 상대하는 기자회견이야말로, 그가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순간이 되었다.
이에 The Athletic은 아르네 슬롯이 그의 미디어 업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시즌 그의 기자회견은 지난 시즌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시작되고 있다. 모하메드 살라, 버질 반 다이크,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재계약 문제에 대한 질문들이 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난 시즌 내내 슬롯은 그런식의 반복되는 질문들을 능숙하게 처리해냈다. 안필드의 수뇌부는 그가 이 주제를 둘러싼 소음을 잘 차단해낸 것에 크게 만족했고, 팀 내 주축 선수들 역시 그의 접근법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계약 문제를 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유머를 활용하며 불필요한 헤드라인을 회피했다. 예를 들어, 살라가 지난 11월 사우스햄튼과의 3-2 승리 후 기자들에게 “남을 확률보다 나갈 확률이 더 크다”고 말했을 때, 며칠 뒤 슬롯은 이렇게 응수했다. “제가 라인업을 보기엔, 모(Mo)가 나갈 경우의 수보다는 들어올 경우의 수가 훨씬 많은데요."
가장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을 때에도, 그의 사려 깊은 접근법은 효과적이었다. 특히 이번 프리시즌 첫 경기였던 프레스턴 노스 엔드전을 앞두고, 디오구 조타의 비극적인 사망 사건을 언급했던 인터뷰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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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네 슬롯은 디오구 조타의 비극적인 사망 이후 인상적인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Oli Scarff/AFP via Getty Images)
슬롯은 승리나 패배 뒤에도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 편이다. 드문 경우였지만 그가 실수를 범한 적이 있었다면, 그건 2024년 9월 노팅엄 포레스트에 0-1로 패한 직후였을 것이다. 그는 당시 “상대가 보통 상위 10위 안에 들지 못하는 팀이었기에, 많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는데, 이는 포레스트를 불쾌하게 했을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도 빛이 바랬다. 포레스트가 그 시즌 7위로 시즌을 마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소한 슬롯은 흥분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의 전임자 위르겐 클롭이 큰 불만을 갖고 있었던 정오 12시 30분 킥오프 문제도, 슬롯은 별일 아니라는 식으로 대응했다. 2월에 일정이 재편성 되면서 15일 동안 프리미어 리그 경기를 5경기나 치러야 했을 때도 그는 불평하지 않았다. 그가 리버풀의 부상 상황을 언급한 적은 있었으나, 이는 맨체스터 시티나 아스날에 비해 리버풀이 “운이 좋았다”는 이야기에 반박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가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것은 전술에 관련된 이야기다. 1년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3-0으로 제압한 뒤, 인터뷰 도중 즉석으로 펼친 경기 분석은 그에게 단번에 전술가로서의 위상을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까지도 그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경기를 앞두고 상대가 부진을 겪는 중이더라도 반드시 그들에 대한 칭찬을 하는 편이다. 지난해 11월 사우스햄튼전을 앞두고도 그랬다.
2024년 12월 맨체스터 시티를 2-0으로 꺾은 뒤, 살라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펩 과르디올라의 팀을 상대로 마지막 홈 경기를 뛴 것일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고, 이 이집트 선수의 계약 문제에 관한 질문은 곧바로 슬롯의 몫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슬롯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어쩌면 모가 115건의 혐의에 대해 저보다 더 잘 알고 있어서, 다음 시즌에는 그들이 프리미어 리그에 없을 거라고 예상하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순간 정적이 흘렀다가, 회견장은 곧 웃음으로 가득찼다.
“농담입니다.” 슬롯이 이어 말했다. “다시 말하지만, 이거 농담입니다.”
115건의 혐의와 그들의 기소 문제는 축구계에서 언급하기 꺼려지는 주제다. 그러나 시티를 꺾은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슬롯은 살라의 계약 문제에 관한 질문을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통해 다른 방식으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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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네 슬롯은 어려운 질문들을 종종 농담으로 풀어내곤 한다 (Molly Darlington/Getty Images)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 그는 가벼운 잡담을 나누거나 짧은 농담을 던지기도 한다. 대부분 첫 번째로 몇 가지 질문을 던지는 Sky Sports 소속 기자(에버튼 팬)와 그런 이야기들을 나누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기자회견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슬롯이 웃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카메라가 켜지면 그는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그는 질문에 대해 체계적으로 답변하고 늘 신중하지만, 여지가 있을 때는 재치도 곁들인다.
물론 그의 농담이 항상 적중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월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머지사이드) "더비"에 출전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는 이렇게 답했다. “우리 더비 카운티랑 경기 안하는데요.”
슬롯의 부친 또한 기자회견의 주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1월, 릴을 상대로 거둔 리버풀의 2-1 승리에 대해 그의 부친이 만족하지 못하고 불만을 드러냈다는 사실을 슬롯이 밝히면서부터다. 그러한 부친의 비판은 기사거리가 되었지만, 아렌트 슬롯은 실제로 여러 차례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직접 자리했고, 그가 아들을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은 분명했다.
대체적으로 그의 유머는 적절하게 통해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는 개인적인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예컨대 지난해 11월 레알 마드리드전을 앞두고는, 가족이 집에 방문하기 전에 장을 봐야 한다며 기자회견을 빨리 마쳐달라고 조르기도 했다. 또 라이언 흐라벤베르흐가 토니 크로스의 뒤를 이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하기도 했다. “아니요. 걔는 네덜란드 사람이지, 독일인이 아니니까요.”
물론, 첫 시즌에 성공을 거뒀다는 사실이 이런 접근을 더 쉽게 만들기는 했다. 만약 부진이 길게 이어지기라도 했다면, 그가 같은 태도를 유지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와 실패가 가장 가까웠던 순간은, 리버풀이 챔피언스 리그 16강에서 파리 생제르맹에게 패한 뒤, 이어 카라바오컵 결승전까지도 뉴캐슬에게 내준 직후였다. 당시 슬롯의 실망감은 분명해 보였다. 그러나 그는,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가 도대체 왜 코너킥 상황에서 댄 번을 마킹한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을 듣고는, 그 표현에 웃음을 터트렸다.
지난 시즌 라이언 흐라벤베르흐가 새로운 6번 역할을 맡아 눈부신 출발을 보인 이후, 슬롯은 석 달간 매 기자회견마다 그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선수 개인에 관한 질문이 나오면, 슬롯은 보통 그들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한 뒤 답변을 팀 전체의 것으로 다시 연결한다.
평가가 덜한 선수들, 이를테면 도미닉 소보슬라이 같은 이들을 반복적으로 칭찬하거나, 혹은 아예 비판 받는 선수들을 감싸주기도 한다. 최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 승리 후 플로리안 비르츠의 적응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것도 최근의 일례다.
지난 시즌 그는 프리미어 리그 개막전에서 전반전이 끝난 뒤 곧바로 자렐 콴사를 빼고 이브라히마 코나테를 투입했다. 그리고 이후 슬롯은 기자들의 내러티브가 선수 개인에게 집중될 수 있음을 일찍이 실감하게 되었다.
슬롯은 당시 전반전에서 팀이 너무 많은 경합에서 밀렸다고 설명하면서, 코나테의 투입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분명히 그 상황을 짚고 넘어가려 했다. 그것은 특정 선수의 문제가 아닌 팀 전체의 문제였다는 것을 말이다.
그는 종종 선수들이 부진을 극복한 뒤에야 그들의 겪었던 어려움을 공개하는, 꽤나 영리한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 지난 2월 울버햄튼 원더러스와의 경기에서 콴사가 중요한 클리어링을 성공시키자, 슬롯은 시즌 초반에 그가 “약간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하며, 이제는 그가 최고의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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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네 슬롯은 자렐 콴사 같은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도 기자회견에서 그들을 칭찬해왔다 (Justin Setterfield/Getty Images)
슬롯은 솔직한 화법을 구사하는 사람이지만, 때로는 그 솔직함 때문에 발언이 어떻게 비추어졌는지에 대해 후회하기도 한다. 지난 시즌 막바지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훈련 태도에 대해 언급했을 때도 그랬다.
슬롯은 시즌 내내 계약 문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알렉산더-아놀드의 수비력을 옹호하며 그를 칭찬해왔다. 레알 마드리드가 그를 완전 영입하기 위해 리버풀에 접촉한 직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2 무승부 경기에서 알렉산더아놀드는 크게 비판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슬롯은 그의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았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러나 리버풀이 우승을 확정 짓고, 알렉산더-아놀드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겠다고 발표한 뒤 슬롯은 이렇게 말했다. “어차피 그는 떠날 예정인데, 왜 이런 소리를 못하겠습니까? 어쩌면 사비 알론소에게 줄 수 있는 첫 번째 선물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그가 훈련장에서 보낸 모든 순간에 전적으로 만족하지는 않았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가 더 해낼 수 있었던 순간들이 분명히 있었다고 봅니다. 완곡하게 표현하자면요. 저는 그에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너가 훨씬 더 좋은 수비수라고 말해줬지만, 그는 매번 그걸 보여주지는 않았습니다.”
악의적인 발언이라기 보다는 농담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러나 이 발언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며 선수를 둘러싼 부정적인 분위기를 더욱 키웠다. 알렉산더-아놀드가 이미 리버풀 팬들의 눈 밖에 난 상황에서, 그의 발언은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슬롯은 3월에 그가 구단에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알린 뒤에도, 그의 프로다운 태도를 이유로 계속 그를 기용했다."
물론 다윈 누녜스는 예외였다. 슬롯은 울버햄튼전과 아스톤 빌라전 이후 그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슬롯은 이렇게 말했다. “저는 찬스를 놓치는 건 괜찮다고 말하며 그를 도왔습니다. 그에게 무작정 가혹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울브스전과 빌라전에서 두 차례 연속으로 보여준 그의 활동량에는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언제나 선수들에 있어서는 솔직하려고 노력합니다. 여러분에게도 최대한 그러려고 하죠. 그러나 저는 그러면서도 제 선수들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걔는 열심히 하지 않는다’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허나 동시에 저는 선수가 전력을 다하지 않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건 분명합니다. 한 번은 괜찮지만, 두 번은 지나쳤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문제를 언급한 것입니다.”
안필드에 부임한 이후, 솔직함은 슬롯이 가진 가장 큰 미덕이 되어왔다. 이는 곧바로 선수들의 존경을 얻는 데 도움이 되었고, 미디어 앞에서도 그의 존재감이 드러나는 계기가 되었다.
추가 보도: James Pearce.
(Top photo: Darren Staples/AFP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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