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레알 마드리드 팬들이 페레스 회장에게 비판의 화살을 돌리는 이유와 향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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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스 회장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드물었다
By Dermot Corrigan
Jan. 20, 2026 2:10 pm
이번 주말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는 레알 마드리드 서포터들의 분노와 실망감이 가득했으며, 그들의 화살은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에게도 향했다.
스페인의 거함 레알 마드리드가 격동의 한 주를 보낸 뒤, 마드리드 팬들은 토요일 레반테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분노를 쏟아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지난 월요일 오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엘 클라시코 라이벌 바르셀로나와의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결승전 패배 여파로 사비 알론소 감독이 경질되었다. 후임으로 임명된 알바로 아르벨로아 감독은 부임 후 첫 경기였던 수요일 코파 델 레이에서 2부 리그 팀인 알바세테에 2-3으로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토요일 선수단 버스가 도착하자 거리의 팬들은 야유를 보냈으며,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주드 벨링엄, 페데리코 발베르데 등의 선수들은 킥오프 전과 경기 초반 내내 끊임없는 야유를 받았다. 경기 전 전광판에 아르벨로아 감독의 얼굴이 비칠 때도 야유가 쏟아졌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장면은 경기 시작 약 5분 만에 시작된 "페레스 사퇴(Florentino dimision)" 구호였다. TV 중계 화면이 VIP석에 앉아 있는 페레스 회장을 비추자, 그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레반테의 파블로 산체스 회장에게 "저 소리가 나를 향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https://x.com/MarioCortegana/status/2012502690035589142?s=20
이 모든 상황은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골대 뒤편에서 구단 수뇌부의 지지를 받는 공식 서포터즈인 '그라다 팬스(Grada Fans)'가 팀을 응원하는 구호를 외치자, 경기장의 다른 관중들이 이들에게 야유를 보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으며, 특히 딘 하위선과 에두아르도 카마빙가는 매우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강등권에서 사투를 벌이는 레반테는 전반전에 수차례 득점 기회를 맞이했으나 선제골을 기록하는 데 실패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들어 경기력이 살아났다. 교체 투입된 아르다 귈러가 경기 흐름을 바꿨으며, 킬리안 음바페의 페널티킥 골과 코너킥 상황에서 터진 라울 아센시오의 헤더 골을 묶어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는 선두 바르셀로나를 승점 1점 차로 바짝 추격하게 되었다(바르셀로나는 다음 날 레알 소시에다드에 패배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다시 한번 쏟아진 야유는 이번의 손쉬운 승리가 현재의 모든 문제를 갑자기 해결해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최근 페레스 회장이 언론의 질문에 거의 응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결국 비판의 화살을 직접 맞아야 하는 역할은 신임 아르벨로아 감독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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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로 아르벨로아 감독이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처음으로 팀을 지휘하고 있다
아르벨로아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야유와 선동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잘 알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이들은 페레스 회장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그들에게 속지 않는다. 우리 마드리디스타들은 클럽 역사상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인물인 페레스 회장과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행운으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르벨로아 감독이 이처럼 페레스 회장을 강력히 옹호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는 과거 주제 무리뉴 감독 시절 선수로 활동할 때부터 구단 수뇌부와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비록 아르벨로아 감독이 배후 세력을 구체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10년 전 페레스 회장이 베르나베우에서 퇴출한 극성 서포터즈 그룹 '울트라스 수르(Ultras Sur)'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이들은 마드리드 시내 고속도로 교각에 페레스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건 배후가 자신들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실망감은 단순히 소수의 과격 단체 수준을 넘어선 것이 분명해 보인다. 토요일 베르나베우 곳곳에서는 항의의 표시가 나타났으며, 스페인 축구에서 불만의 뜻을 전하는 전통적인 방식인 흰 손수건이 관중석을 뒤덮었다.
베르나베우에서 이 같은 장면이 연출된 것은 적어도 2015-16시즌 전반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도 페레스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구호와 흰 손수건이 등장했었으며, 특히 2015년 12월 라요 바예카노와의 라리가 경기에서 그 모습이 두드러졌다. 그로부터 몇 주 뒤 라파 베니테스 감독은 경질되었고, 후임으로 부임한 지네딘 지단 감독은 팀을 이끌고 챔피언스리그 3연패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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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챔피언스리그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지단 감독과 페레스 회장
이러한 눈부신 성공은 그동안 마드리드 팬들의 불만과 항의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해왔으나, 그렇다고 모든 이가 페레스 회장의 결정에 전적으로 만족해 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난 18개월은 많은 마드리디스타들이 수용하기 힘든 시간이었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2기 체제가 참담하게 막을 내리던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 4경기에서 전패를 당한 것이 대표적이다.
많은 팬이 가장 견디기 힘들어했던 대목은 페레스 회장이 재정난에 처한 바르셀로나를 돕기 위해 막후에서, 때로는 공개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주안 라포르타 바르셀로나 회장이 부채를 상환하는 동시에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하피냐 같은 거물급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동원한 이른바 '경제적 레버(levers)' 과정에 레알 마드리드 측 인사들이 관여한 사실이 결정적이었다.
페레스 회장이 바르셀로나를 도운 배경에는 이들이 자신의 유럽 슈퍼리그 프로젝트를 확실히 지지하도록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2021년 4월 슈퍼리그 계획이 처참하게 무너진 이후, 라포르타 회장은 창단 멤버로 거론된 구단주 중 유일하게 이 구상을 지지하며 그 이점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온 인물이다.
본 매체와 대화를 나눈 양 구단 고위 관계자들은 "슈퍼리그라는 공동의 이해관계가 엘 클라시코의 라이벌인 두 팀을 하나로 묶어주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이색적인 동맹은 최근 깨졌다. 페레스 회장이 '네그레이라 심판 매수 의혹'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바르셀로나를 비판하기 시작했고, 라포르타 회장은 알렉산더 체페린 UEFA 회장 및 나세르 알 켈라이피 유럽클럽협회(ECA) 의장과 부쩍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슈퍼리그 추진 측에서는 여전히 프로젝트가 살아있다고 주장하지만, 페레스 회장은 슈퍼리그 내에서 완전히 고립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지난 주말 마드리드 시내 곳곳에 걸린 페레스 규탄 현수막에는 슈퍼리그 반대 구호가 포함되어 있었으며, 팬들은 이 문제를 사상 최초로 외자 유치를 허용하려는 페레스 회장의 클럽 소유 구조 변경 계획과 결부시켜 비판했다.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하면, 현재 페레스 회장은 지단, 데이비드 베컴, 호나우두 등이 포진했던 '갈락티코' 군단이 방향을 잃고 표류하던 2006년 초 이후 최대의 압박을 받고 있다. 당시 시즌 도중 감독 교체로도 팀의 운명을 바꾸지 못하자, 페레스 회장은 2월 26일 레알 마요르카전 1-2 패배 바로 다음 날 충격적인 사임 발표를 한 바 있다.
2009년 회장직 복귀 이후 페레스 회장은 이와 같은 위기를 마주한 적이 없으나, 현재 그가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여러 이유로 인해 매우 희박하다.
우선 페레스 회장은 프리미어리그의 거대 자본 및 파리 생제르맹(PSG)과 같은 '국가 소유 클럽'들에 맞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부 투자자에 대한 클럽 지분 일부 매각이 필수적이라고 여기고 있다.
또한 페레스 회장은 두 번째 임기 동안 클럽 정관을 변경해 잠재적 경쟁자의 등장을 제한하는 등 내부 조직에 대한 장악력을 공고히 해왔다. 실제로 그는 2025년 1월 단독 후보로 출마해 5회 연속 회장직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 11월 열린 연례 회원 총회에서도 구단의 2024-25시즌 예산안은 99%라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통과되었다.
이는 경기장 안팎의 상황에 대해 많은 마드리드 서포터들이 분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낮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오는 화요일에 열리는 모나코와의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경기에서 경기장 분위기는 다시 한번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진한 선수들을 향한 추가적인 항의와 야유가 쏟아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만약 이 경기에서 패배한다면 16강 토너먼트 직행권 확보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물론, 아르벨로아 감독의 자질론에 대한 의구심도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베르나베우 내에서의 무소불위한 권력에도 불구하고, 페레스 회장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다. 안첼로티에서 알론소, 그리고 아르벨로아로 이어지는 지난 9개월간의 잦은 감독 교체는 아직 뚜렷한 경기력 반등을 끌어내지 못했다. 설령 새로운 감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더라도, 시즌 도중이나 다가오는 여름에 팀을 맡을 확실한 후보군조차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마드리드 팬들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비롯한 팀 내 주요 스타들에게도 분명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비니시우스의 계약 기간이 마지막 18개월에 접어들도록 방치하면서, 이론적으로는 이 귀중한 자산을 제대로 된 이적료 수익 없이 잃을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다. 또한 창의적인 미드필더 영입이 절실한 상황에서 선수단 불균형 문제도 심각하다. 레알 마드리드의 매출은 10억 유로를 상회하며 세계 축구계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 경기장 개보수 사업으로 인해 대규모 신규 영입에 나설 여력은 제한적인 상태다.
구단 내부의 불안정성 또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 총회에서 예고된 외부 투자자 지분 매각 관련 회원 투표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지 않았으며, 현재의 험악한 여론을 고려할 때 조만간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이 확실시된다. 이 외에도 경기장 내 공연 개최 계획 차질과 지하 대형 주차장 건설 문제 등도 페레스 회장에게는 해결해야 할 난제로 남아있다.
레알 마드리드라는 클럽의 특성상 향후 전개를 확신을 가지고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역사가 증명하듯 팀이 갑자기 상승세를 타며 또 한 번의 기적 같은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으나, 경기장에서의 성공만으로는 클럽이 직면한 위태로운 제도적 위기 상황을 완전히 가릴 수 없을 것이다.
지난 토요일 베르나베우에서의 경기는 아르벨로아 감독이나 페레스 회장, 그리고 구단 관계자들이 인정하든 안 하든 한 가지 사실만큼은 명확히 보여주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수의 레알 마드리드 회원들에게 있어, 팀을 응원한다는 것이 곧 회장의 모든 행보를 지지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이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983342/2026/01/20/real-madrid-florentino-perez-protests-bernab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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