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여전한 '완벽주의자' 과르디올라, "나의 요구는 결코 보여주기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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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디 애슬레틱] 여전한 \'완벽주의자\' 과르디올라, "나의 요구는 결코 보여주기식이 아니다"](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1222/9301911055_340354_788d0eb1d2d0b058e15cade9e22a69d9.png)
공식전 7연승을 질주 중인 맨체스터 시티이지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있다
필 포든과 엘링 홀란은 마치 풋풋한 10대 연인 같았다. 맨체스터 시티 동료들 뒤에서 서로 팔짱을 끼고 넘어지며 웃음을 터뜨리는 두 선수의 모습은 정겨웠다. 스톡포트 출신의 작은 소년이 노르웨이 출신 장신 공격수의 상투 머리를 잡아당기는 이 작고 큰 브로맨스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 선제골을 만들어내며 팀의 편안한 오후를 이끌었다.
웨스트햄의 20세 풀백 올리버 스칼스를 쉴 새 없이 괴롭히며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을 걱정하게 만든 라얀 셰르키와 경기 내내 공을 손으로 건드린 횟수가 단 세 번뿐이었던 잔루이지 돈나룸마 골키퍼 역시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돌며 승리의 여운을 만끽했다.
이번 3-0 승리로 시티는 일시적으로 리그 선두에 등극했다. 이는 공식전 7연승이자 리그 5연승,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홈 8연속 승리라는 기록적인 성과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시티는 최근 7번의1부 리그 경기 중 6경기에서 3골 이상을 기록하는 가공할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홀란의 시즌 24, 25호 골을 합작한 포든과 홀란이 기쁨을 나누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다가오는 토요일 노팅엄 포레스트전 전까지 사흘간의 휴식도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뒤를 돌아본 순간, 달콤한 허니문은 끝이 났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머릿속은 휴양지가 아닌, 마치 상륙 작전을 구상하는 사령관처럼 치열하게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 종료 직후 센터 서클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의 부름을 받은 주인공은 요슈코 그바르디올이었다. 그바르디올이 유니폼으로 얼굴의 땀을 닦는 동안 과르디올라 감독은 엉덩이와 팔을 격렬하게 움직이며 후방에서 어떻게 경기를 조율했어야 했는지 열정적으로 지시했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엔 그러했다.
![image.png [디 애슬레틱] 여전한 \'완벽주의자\' 과르디올라, "나의 요구는 결코 보여주기식이 아니다"](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1222/9301911055_340354_0d79949a0380cb9260f2841f8770d487.png)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 위에서 요슈코 그바르디올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
이 상황에 대해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바르디올에게 휴가 가기 좋은 해변을 물어본 것이라며 농담 섞인 설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휴가에 대해서는 단호했다. 그는 경기에 뛴 선수들에게는 일요일을 회복일로 지정했으나, 경기에 나서지 않은 선수들에게는 훈련을 명했다. 그들이 휴가를 누릴 만큼 충분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선수들에게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를 건넸지만, 지금보다 더 나아지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95분간 압도적인 경기를 펼친 직후에 나온 이 발언은 다소 의외로 다가올 수 있다. 이날 시티는 과거 전성기 시절처럼 상대가 감히 경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반전 동안 웨스트햄은 시티의 페널티 박스 안으로 패스를 한 번도 투입하지 못했고, 단 하나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시티는 공을 잃을 때마다 집단으로 압박하며 소유권을 되찾아왔다. 비록 후반 들어 기세가 다소 꺾이긴 했으나, 이는 명백히 우승 후보의 면모를 보여준 경기였다.
이에 대해 과르디올라 감독은 "선수들이 나를 믿고 따른다면 우리는 목표에 도달하겠지만,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유럽 무대와 프리미어리그의 수준, 그리고 아스날을 비롯한 타 팀들이 얼마나 강력한지 잘 알고 있다. 지금으로는 부족하다. 정신력은 갖춰졌지만, 지난 시즌에는 지금과 같은 기개나 적극성, 굶주림이 부족했다. 중요한 것은 화려한 하이라이트 장면이 아니라 내면에서 나오는 무언가"라고 역설했다.
또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전술적인 세밀함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공을 소유했을 때의 움직임을 시각화하고 있다. 공격 방식은 상대의 수비 방식에 따라 달라지며, 더 유기적인 흐름을 만들기 위해 적절한 위치를 선점해야 하는데 오늘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챔피언스리그 4위와 카라바오컵 준결승 진출이라는 결과에는 만족하지만, 공 점유 시의 플레이 방식은 개선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승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3월과 4월을 버텨낼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과르디올라 감독의 태도가 보여주기식 훈계인지, 아니면 완벽주의자의 진솔한 생각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수 있다. 하지만 그는 과거부터 이러한 반전 섞인 화법을 자주 구사해 왔다.
이달 초 선덜랜드전 3-0 승리 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라보나 킥으로 도움을 기록한 셰르키를 칭찬하는 대신 "리오넬 메시는 그런 잔기술을 부리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진 크리스탈 팰리스전 3-0 승리 후에도 중거리 슛으로 골을 넣은 포든에게 칭찬 대신 패스 타이밍이 성급했다며 질책을 쏟아냈다.
이번 웨스트햄전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주장 베르나르두 실바를 "나의 약점"이자 "가장 아끼는 선수"라고 치켜세우면서도, 동시에 "실바가 팀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음에도 팀을 충분히 잘 이끌지 못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냉소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이는 새로운 지배적인 팀을 구축하려는 지도자의 계산된 행동으로 풀이된다. 선수들이 자만심에 빠지거나 상승세가 꺾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오늘 내가 한 말 중 선수들에게 어떤 기분을 느끼게 하려고 의도적으로 뱉은 말은 단 한 마디도 없다"며 "모두 진심이다. 나는 경기 흐름과 공간을 읽어내는 데 매우 능숙하다. 그 외의 부분에서는 엉망일지 몰라도 그 점만큼은 확신한다. 선수들이 내 지시대로 위치를 잡았다면 우리는 더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술적으로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날 보여준 전방 압박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표했다. 최전방 공격수들이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이는 모습은 그의 위대한 팀들을 지탱해온 근간이며, 이날 시티는 이번 시즌을 통틀어 가장 적극적이고 조직적인 압박으로 웨스트햄의 빌드업을 완벽히 차단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여전히 팀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포지셔닝 게임(Positional Game)에 머물러 있었다. 26분, 과르디올라 감독이 포든에게 고함을 지른 이유도 이 때문이다. 포든이 원래 위치인 왼쪽 인사이드 포지션을 벗어나 공을 찾아 오른쪽 측면까지 이동한 것을 발견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에게 지정된 위치를 지킬 것을 강력하게 명령했다. 셰르키 역시 비슷한 이유로 감독의 지시를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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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중 과르디올라 감독으로부터 지시를 받는 것이 익숙한 라얀 셰르키
맨시티 선수들은 이제 며칠간 감독의 메시지를 되새기며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다만 그 휴가는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하루 줄어들었다. 또한 선수들은 박싱 데이 복귀 시 몸무게가 지난 금요일 측정치와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감독의 엄격한 요구사항도 명심해야 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미소를 지으며 "선수들이 25일에 복귀하면 내가 직접 몸무게를 체크할 것이다. 만약 살이 쪄서 돌아온다면 곤란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사흘간의 휴식 후 복귀했을 때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다. 먹는 것은 자유지만 관리는 필요하다. 27일 노팅엄 포레스트전 명단을 짜야 하기 때문이다. 완벽한 기량을 갖춘 선수라도 만약3kg이 쪄서 돌아온다면, 그는 맨체스터에 남게 될 것이며 노팅엄 원정 명단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다각도로 선수단에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다음 시즌 거취에 대한 질문을 받은 지 단 하루 만에 보여준 이러한 날카로운 집중력은 경쟁 팀들에게도 보내는 경고와 다름없다. 과르디올라가 이곳에 머무는 한, 맨체스터 시티의 기세는 결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906517/2025/12/21/pep-guardiola-manchester-city-west-ha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