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리버풀전 '광란의 세리머니', 첼시 팬심에 불 지핀 엔초 마레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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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남셍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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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디 애슬레틱] 리버풀전 \'광란의 세리머니\', 첼시 팬심에 불 지핀 엔초 마레스카](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1005/8995514720_340354_f6840cf0a341ea24af854878fb4b4a58.png)
엔초 마레스카 감독에게는 첼시 서포터들과 진정한 유대감을 형성할 결정적인 순간이 필요했다.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을 상대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는 것은 어느 감독에게나 비판적인 팬심을 돌릴 좋은 기회다. 하지만 마레스카 감독은 터치라인을 따라 선수들을 향해 질주하며 세리머니를 펼치다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마레스카 감독은 지난해 6월 부임한 이래 첼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주제 무리뉴, 카를로 안첼로티, 안토니오 콘테, 토마스 투헬 등 성공적인 감독들과 비교했을 때, 파르마에서14경기, 챔피언십의 레스터 시티에서 한 시즌을 보낸 그의 이력은 다소 초라해 보였다.
그의 부임 첫 시즌 하이라이트는 모두 원정 경기에서 나왔다. 리그 최종전에서 노팅엄 포레스트를 꺾고 5위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낸 순간,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린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결승전에서 토드 볼리-클리어레이크 시대의 첫 트로피를 들어 올린 순간, 그리고 무더운 7월의 뉴욕에서 열린 FIFA 클럽 월드컵 결승전에서 보여준 전술적 역량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마레스카 감독이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기쁨을 누릴 순간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거둔 리그 홈 2연승은 첼시가 4위 자리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image.png [디 애슬레틱] 리버풀전 \'광란의 세리머니\', 첼시 팬심에 불 지핀 엔초 마레스카](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1005/8995514720_340354_c5d56c25358df70534223b01c514f39a.png)
선수들과 세리머니를 펼치다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엔초 마레스카 감독
하지만 이러한 승리에는 단서가 붙었다. 당시 리버풀은 이미 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뒤였고, 우승 축하 파티를 맘껏 즐긴 팀처럼 경기에 임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은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었지만, 당시 맨유는 승점 42점으로 15위에 그치며 구단 역사상 최악의 프리미어리그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그랬기에 지난 토요일의 승리는 마치 '진정한 집들이'처럼 느껴졌다. 불과 일주일 전, 마레스카 감독과 선수들은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에게 안방에서 3-1로 패하며 팬들의 야유를 받아야 했다. 반면 리버풀전 종료 휘슬이 울리자, 스탬포드 브릿지의 관중석은 축제 분위기로 가득 찼다.
5개월 전과 달리, 이날 첼시가 상대한 리버풀은 승점 3점에 목마른 팀이었다. 원정팀 리버풀은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한 알렉산데르 이삭을 최전방에 내세웠고, 여름 이적생인 플로리안 비르츠와 우고 에키티케가 벤치에서 출격을 기다리고 있었다.
반면 첼시의 상황은, 특히 수비진은, 최악에 가까웠다. 센터백 4명이 징계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브누아 바디아실은 부상에서 돌아와 7개월 만에 프리미어리그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그의 파트너는 이제 갓 네 번째 리그 선발 경기를 치르는 19세의 아카데미 출신 조쉬 아체암퐁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두 선수 모두 가벼운 부상으로 경기를 끝까지 소화하지 못했고, 마레스카 감독은 라이트백 리스 제임스를 센터백으로 이동시키는 강수를 둬야 했다. 당초 아체암퐁과 호흡을 맞췄던 제임스는, 그가 교체된 후 여름에 영입된 19세의 조렐 하토와 중앙 수비를 책임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첼시 최고의 공격수 콜 파머마저 사타구니 부상으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거둔 승리는 대단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마레스카 감독은 몸을 사리거나 부정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브라이튼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수적 열세에 놓이자 그가 보여준 선수 교체는 첼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지난 시즌 막판의 상승세로 비판 여론을 잠재웠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만큼은 마레스카 감독이 신중한 운영을 했더라도 팬들은 이해했을 것이다. 임시방편으로 꾸려진 수비진으로 리버풀 같은 강팀을 상대로 1-1 무승부를 거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긍정적인 성과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대신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경기 종료 15분을 남기고 이스테방 윌리안, 제이미 기튼스, 마르크 기우를 투입했고, 그 선택은 적중했다.
하지만 중요한 승점 3점보다 팬들의 마음을 더 사로잡은 것은 마레스카 감독이 그동안 유지해온 신중한 가면을 벗어던졌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그의 무표정한 태도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가끔 카리스마가 번뜩이기도 했지만, 그의 화법은 그의 전술처럼 지나치게 신중했다.
![image.png [디 애슬레틱] 리버풀전 \'광란의 세리머니\', 첼시 팬심에 불 지핀 엔초 마레스카](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1005/8995514720_340354_64e1257d009142fd333b6d6bcf1c01b3.png)
이스테방 윌리안이 리버풀을 상대로 결승골을 터뜨리는 장면
경기의 중요성 때문에 마레스카 감독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는 90분 내내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초조하게 움직이며 거의 자리에 앉지 않았다. 전반전에는 앤서니 테일러 주심의 페널티킥 불인정 판정에 항의하다 경고를 받았고, 리버풀 골키퍼 코치가 대기심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는 곧바로 그에게 달려가 항의하기도 했다.
이는 팀을 위해 기꺼이 싸우는 마레스카 감독의 모습이었고, 팬들은 역경에 맞서는 팀의 투지만큼이나 감독의 열정에 뜨겁게 호응했다. 이스테방의 깔끔한 결승골이 터지자, 환호성을 지르며 선수들의 세리머니에 동참하기 위해 달려간 마레스카 감독은 자신도 팬들만큼이나 이 경기를 간절히 원했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이는 억지스럽거나 계산된 행동이 아니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그 어떤 홍보 활동보다도, 이 날것의 감정이 폭발한 순간의 장면들이 그에게는 더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물론, 마레스카 감독은 이러한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 이번 한 번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마레스카 감독의 퇴장으로 기자회견에 대신 참석한 윌리 카바예로 수석코치는 이번 승리가 스탬포드 브릿지를 원정팀에게 더 위협적인 장소로 만드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카바예로 코치는 "엔초(마레스카) 감독은 서포터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기 막판에 거둔 극적인 승리, 특히 리버풀이나 아스날 같은 강팀을 상대로 한 승리는 팬들에게 더 큰 무언가를 안겨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경기 마지막 30분 동안, 모든 관중과 서포터들이 우리를 밀어주고 경기에 함께 숨 쉬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만들고 싶은 분위기다. 원정팀에게는 껄끄럽고, 우리 선수들에게는 경기 막판에 한 발 더 뛸 수 있는 힘을 실어주는 그런 환경 말이다. 앞으로 더 많은 경기에서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690721/2025/10/05/chelsea-liverpool-enzo-maresca-celebr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