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감독, 잭 윌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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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디 애슬레틱] 감독, 잭 윌셔](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1019/9048395835_340354_07e22be2e65c49f5563e5e96c8f9f016.png)
루턴 타운의 지휘봉을 잡고 첫 경기를 준비하는 잭 윌셔 감독
맨스필드 타운과의 격돌을 앞두고 선수들이 워밍업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향하자, 이례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팬들이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보낸 것이다. 경기장인 케닐워스 로드에는 'Come on Luton'을 외치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최근 몇 달간 볼 수 없었던 풍경이었다. 연이은 강등과 리그 원에서의 부진한 출발로, 한때 활기 넘치고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던 경기장은 침체되어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분위기가 달랐다. 경기장은 흥분과 기대로 술렁였다. 무엇이 바뀌었을까? 바로 잭 윌셔가 돌아온 것이다.
![image.png [디 애슬레틱] 감독, 잭 윌셔](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1019/9048395835_340354_99b983892094b5c6d2fc3736e15da7d1.png)
왼쪽부터 데이비드 브릿지스, 크리스 포웰, 팀 코코란 코치와 함께 벤치에 자리한 잭 윌셔 감독
윌셔는 루턴 아카데미에서 축구 인생을 시작했다. 9세에 아스날로 이적해 정상급 미드필더로 성장한 그였지만, 친정팀인 루턴과 꾸준히 인연을 이어왔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정식 감독으로 처음 지휘봉을 잡게 된 것이다. 감독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결코 쉽지 않다.
루턴은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불과 18개월 전만 해도 프리미어리그 소속으로 맨체스터 시티 원정을 떠났던 팀이 이제는 맨스필드를 상대하게 된 것이다.
올여름 14명의 선수를 영입하고 19명을 내보내는 대대적인 변화를 겪으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팀의 자신감은 바닥에 떨어졌다. 윌셔와 함께 2009년 아스날에서 FA 유스컵 우승을 경험했던 골키퍼 제임스 셰이는 "마치 13명을 상대하는 기분으로 경기에 나선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윌셔는 이러한 분위기를 바꾸고자 한다. 그런 그의 모습은 그가 잘 아는 한 감독을 떠올리게 한다. 길을 잃은 클럽에 부임한 젊고 증명되지 않은 감독이라는 점이다. 물론 두 팀이 처한 상황은 천지차이지만, '길을 잃은 클럽에 부임한 젊고 검증되지 않은 감독'이라는 수식어는 아스날의 미켈 아르테타와 루턴의 윌셔 모두에게 해당된다.
감독 스타일에도 유사점이 있다. 아르테타 감독은 틀을 깨는 동기 부여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윌셔 역시 이를 선호한다.
![image.png [디 애슬레틱] 감독, 잭 윌셔](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1019/9048395835_340354_d5ce53d1d9cf10bfbdf77aa2158eb42f.png)
5월 파리 생제르맹과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을 앞둔 잭 윌셔와 미켈 아르테타
실제로 2023년 2월, 아스날 18세 이하 팀을 이끌고 왓포드와 FA 유스컵 경기를 치르기 전, 윌셔는 원정팀 라커룸에 '기본', '단결', '열망', '자부심', '열정'과 같은 단어가 적힌 포스터를 붙였다. 그리고 팀 미팅에서 이를 강조하며 0-2로 뒤지던 경기를 4-2 역전승으로 이끌었다. 지난 4월 노리치 시티 감독 대행으로 첫 경기를 치르기 전에는 오랜 기간 팀에 몸담은 용품 담당관 피트 다이에게 경기 전 팀 토크를 맡기기도 했다. 이는 마치 아르테타 감독의 '플레이북'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모습이다.
윌셔는 자신만의 길을 가는 감독이지만, 그의 화법에서도 아르테타의 그림자가 느껴진다. 아스날 팬들이라면 아르테타 감독이 선수들이 팬들에게 전달하는 '에너지'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잘 알 것이다. 윌셔 역시 침체된 케닐워스 로드의 분위기를 되살리기 위해 이러한 에너지를 활용하고자 한다.
윌셔는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마을 전체에 감도는 이 활기찬 분위기를 내일 경기에서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에게 처음부터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시작부터 우리를 지지해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킥오프가 다가오자, 팬들은 그의 부름에 화답하는 듯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올 시즌 최다 관중(11,783명)이 들어찼고, 윌셔가 터널에서 모습을 드러내기도 전에 '슈퍼 잭 윌셔'를 연호하는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그가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벤치로 향하는 동안 경기장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윌셔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경기 전 순간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아마 내 경력 최고의 순간 중 하나였을 것"이라며 "팬들의 사랑을 느꼈고, 함성도 들었다. 아이들도 경기장에 와 있어 더욱 특별한 순간이었다. 팬들에게는 우리와 함께 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우리 모두가 헌신하기로 한 여정이다. 과제가 얼마나 큰지 알지만, 선수들의 성공을 돕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것"이라며 "벤치에서 경기를 지휘하는 것이 정말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흥분 속에서도 불안감은 감돌았다. 윌셔의 선임은 분명한 도박이다. 많은 팬들은 경험 많은 지도자를 원했다.
루턴 타운의 감독 후보로 거론됐던 레이튼 오리엔트의 리치 웰렌스 감독은 370경기를 지휘한 경험이 있다. 이날 상대 팀 감독이었던 나이젤 클러프는 950경기 이상을 소화한 베테랑이다. 반면 이날 경기는 윌셔의 감독 경력에서 단 세 번째 경기였다.
심지어 윌셔는 팀의 주전 공격수인 나키 웰스보다 두 살 어리며, 잉글랜드 1~4부 리그를 통틀어 세 번째로 젊은 감독이다(사우스햄튼의 윌 스틸과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의 파비안 휘르첼러 다음).
윌셔 스스로 인정했듯이, 선수 시절의 명성이 감독으로서의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그리고 맨스필드와의 전반전은 앞으로의 여정이 얼마나 험난할지를 보여줬다.
![image.png [디 애슬레틱] 감독, 잭 윌셔](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1019/9048395835_340354_8670a55304797fb91580931fe4df5903.png)
힘겨운 초반을 보낸 루턴은 경기에 점차 적응해갔고, 조던 클락의 슈팅이 골대 안쪽을 맞고 나오면서 불운하게 선제골 기회를 놓쳤다. 이어진 상황에서 클락이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윌셔 감독이 차마 지켜보지 못하는 가운데 키커로 나선 웰스의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혔다.
불과 6분 뒤, 웰스가 공을 빼앗기는 실수를 범했고, 이는 곧바로 잔혹한 대가로 이어졌다. 리스 오츠가 박스 바로 안쪽에서 환상적인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반 45분이 끝나고 선수들이 퇴장할 때 일부 야유가 터져 나왔다.
윌셔 감독은 하프타임에 반전을 꾀하지 못했고, 오히려 맨스필드는 후반 15분경 타일러 로버츠가 페널티킥 추가골을 넣으며 더 멀리 달아났다. 이 순간부터 루턴의 자신감 부족은 명백해졌고, 윌셔가 마주한 과제의 크기 또한 분명해졌다. 맨스필드 팬들은 그를 향해 "아침에 경질될 것(sacked in the morning)"이라는 조롱 섞인 구호를 외쳤다.
![image.png [디 애슬레틱] 감독, 잭 윌셔](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1019/9048395835_340354_5bff38c61112d91c93744088ce88aeaf.png)
맨스필드는 낮은 수비 블록을 형성했고, 루턴 선수들은 긍정적인 전진에도 불구하고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데 필요한 과감한 플레이를 시도할 용기가 부족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경기 전의 기대감은 분노로 바뀌었다. 다만 대부분의 팬들은 윌셔 감독이 터널로 들어간 뒤에야 선수들을 향해 불만을 터뜨리는 듯 보였다.
팬들은 그의 감독 첫걸음을 기다려줄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챔피언십 승격이라는 최우선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그는 빠르게 배워야만 한다.
윌셔 감독은 "오늘 이기고 싶었다"면서도 "하지만 최고의 한 주를 보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많은 것을 배웠고, 처음 이곳에 왔을 때와 같은 마음이다. 해야 할 일이 있고, 우리 모두는 그 일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만약 리그 원이 어떤 곳인지 배울 수 있는 경기가 있었다면 바로 오늘이었을 것"이라며 "상대는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고, 우리는 그 점을 인지하고 더 나아져야 한다. 이곳의 분위기와 환경, 그리고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729105/2025/10/19/jack-wilshere-luton-town-mana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