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아르테타와 아스날의 6년, 감독과 구단의 다음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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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희준아님구희준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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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디 애슬레틱] 아르테타와 아스날의 6년, 감독과 구단의 다음 행보는?](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1219/9292759886_340354_969681162717d8aa42e5e4e6353f354e.png)
2020년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미켈 아르테타 감독
지난 2019년, 아스날 사령탑으로 갓 부임한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관중석에 앉아 아스날과 에버튼이 0-0 무승부를 거두는 모습을 지켜봤다.
운명의 장난처럼, 이번 주말 아스날은 아르테타 감독의 부임 6주년을 맞아 동일한 대진인 에버튼전을 치른다. 현재 아스날의 축구 부문 전체는 아르테타 감독의 철학에 맞춰 재편되었으며, 이제 그가 없는 아스날을 상상하기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언젠가 이별의 날이 올 것이라는 점이다. 아르테타 감독은 얼마나 더 북런던에 머물게 될까? 그리고 그가 떠난다면, 그 시기와 행선지는 어디가 될 것인가?
놀랍게도 아르테타 감독은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부임10주년 임박)에 이어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번째로 긴 기간 지휘봉을 잡고 있는 감독이 됐다. 현대 축구에서 이 정도의 장기 집권은 이례적인 일로, 2024년 9월에 3년 재계약을 체결한 아르테타 감독은 현재 잉글랜드 상위 4개 리그를 통틀어 세 번째로 오래 재임 중인 감독이다.
아르테타 감독의 측근들은 "아르테타 감독은 수십 년간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아르센 벵거나 알렉스 퍼거슨 경처럼 장기 집권하는 감독상을 추구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과르디올라 감독처럼 아스날에서 10년을 채우는 것조차 비현실적인 일로 보고 있다.
![image.png [디 애슬레틱] 아르테타와 아스날의 6년, 감독과 구단의 다음 행보는?](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1219/9292759886_340354_32b2951436aac644bbeb60a732bcd88c.png)
2016년 아스날 선수 시절 아르센 벵거 감독의 지도를 받던 미켈 아르테타
지나치게 높은 업무 강도 역시 변수다. 아르테타 감독은 열성적이고 강도 높게 업무에 몰두해 왔으며, 아스날의 재건은 매우 소모적이고 지치는 프로젝트였다. 따라서 조만간 그에게 휴식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스날에서의 여정을 계속 이어가야 할 명분은 충분하다.
1년 전, 아르테타 감독은 부임 5주년을 맞아 "이제 우리는 다음 단계로 올라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 아스날은 단순한 우승 후보에서 진정한 승자로 거듭나기 위한 기로에 서 있다. 주축 선수들은 전성기 나이에 접어들었으며, 대부분 장기 계약으로 묶여 있다. 아스날은 이제 아르테타 감독이 주도해 온 재건 프로젝트의 결실을 보기 시작하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시점에서 물러나는 것은 어렵고 비논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맨시티에서 10년을 계획하지 않았으나, 우승의 중독적인 매력이 발목을 잡았다. 아르테타 감독은 2020년 FA컵 우승 이후 아직 메이저 트로피를 추가하지 못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팀이 정점에 다다른 만큼, 그는 아스날의 상승세를 우승으로 장식하고 싶어 할 것이다.
가족들의 정착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아르테타 감독과 그의 가족은 런던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타국으로 이주해야 하는 상황은 그의 거취 결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아르테타 감독이 아스날에서 누리는 만큼의 권한을 다른 곳에서도 행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6년간 그는 1군 팀 전반에 걸쳐 강력한 지배력을 확립했다. 그의 야망은 아스날을 변화시킨 원동력이며, 그의 영향력은 구단의 거의 모든 부서에 미치고 있다.
만약 타 구단이 아르테타 감독을 영입하려 한다면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아르테타 감독의 높은 연봉과 엘리트 선수 영입을 뒷받침할 자금력이며, 둘째는 그 팀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을 갖춘 후보지는 파리 생제르맹,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 정도로 좁혀진다. 흥미롭게도 이 중 세 곳은 아르테타 감독과 개인적으로 깊은 인연이 있는 구단들이다.
아르테타 감독은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이미 여러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아왔다. 본지는 지난 목요일 보도를 통해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내년 여름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떠날 경우를 대비해 맨체스터 시티가 고려 중인 유력한 후보군에 엔초 마레스카 감독이 포함되어 있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이 과르디올라 감독의 마지막 시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해짐에 따라, 아르테타 감독은 향후 아스날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친구이자 동료인 사비 알론소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에서 겪고 있는 상황은 아르테타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여름 바이어 레버쿠젠을 떠나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은 알론소 감독은 첫 번째 감독직을 마치고 전통의 강호로 자리를 옮겼으나, 현재 어려운 전환기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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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어 레버쿠젠을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향한 아르테타의 친구 사비 알론소
아스날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스쿼드 중 하나를 구축했다. 지난 여름에만 2억 5,000만 파운드를 추가로 지출하면서, 지난 6년간의 순 이적료 지출액은 5억 파운드를 넘어섰다. 아스날은 지금이 아르테타 감독 체제에서 우승할 적기라고 판단하고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 올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규모 지출이 매년 가능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아스날은 경기 성적과 상업적 수입 증대를 통해 향후 지출 동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으나, 조만간 재정적 균형을 맞춰야 하는 시점이 올 것으로 보인다.
구단주인 크뢴케 가문(KSE)은 아스날이 우승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이례적인 이적료 지출을 허용하고 지원해 왔다. 덕분에 아스날은 국가 자본을 등에 업은 클럽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재정적 책임을 다하는 아스날이 지속적인 우승팀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약 아르테타 감독이 자금 지원의 한계를 느낀다면, 그의 거취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진정한 경쟁력 유지는 재계약의 필수 조건이 될 전망이다.
아스날과 감독의 유대감과는 별개로, 아르테타 감독과의 재계약 과정은 결코 간단치 않다. 그는 현재 시장에서 수요가 매우 높은 감독이며, 그의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수반된다. 현재 그는 전 세계 축구 감독 중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코칭스태프 등 사단 전체의 계약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 2024년 9월 재계약 당시에도 아스날은 아르테타 감독뿐만 아니라 그의 코칭스태프들과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소모했다. 다음 재계약 역시 아르테타와 사단 전체를 포함하는 고비용 패키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재계약은 에두 전 스포츠 디렉터와 팀 루이스 전 집행부 부의장의 주도로 성사되었으나, 현재 두 사람 모두 팀을 떠난 상태다. 따라서 향후 협상 책임은 안드레아 베르타 신임 스포츠 디렉터와 리처드 갈릭 최고경영자가 맡게 되며, 최종 승인권은 변함없이 크뢴케 가문이 쥐게 된다.
아르테타 감독의 잔여 계약 기간은 약 1년 반이다. 통상적으로 감독의 계약 만료 1년을 앞둔 시점인 내년 3월경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에는 협상이 서둘러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아르테타 감독의 시선은 현재 오로지 우승에 고정되어 있다. 아스날과 아르테타 감독 모두 시즌 종료 시점까지 기다리며, 감독이 구단이 갈구하던 성과를 실제로 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이 서로에게 유리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아스날이 우승에 실패할 경우라는 어려운 질문을 던지게 한다. 막대한 투자가 단행된 상황에서 또 한 번 무관으로 시즌을 마친다면, 아르테타 감독이 다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지, 혹은 구단이 이를 용인할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는 아스날이 직면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지만, 아르테타 감독은 현재 구단 프로젝트의 명실상부한 핵심이다.
엘리트급 감독을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아스날이 아르테타 감독을 신뢰하며 기다려준 인내심이 결실을 보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동시에 검증되지 않은 신임 감독을 선임했던 거대한 도박이 성공한 사례이기도 하다. 그는 부임 초기인 2020년 겨울의 부진을 딛고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낸 드문 사례이며, 이는 일반적인 경우라기보다 예외적인 성공에 가깝다.
이제 아르테타 감독의 미래를 둔 협상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현재 아스날이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모두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만큼,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아르테타 감독이 협상의 주도권을 완전히 쥐고 있는 상황이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899315/2025/12/19/mikel-arteta-arsenal-six-yea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