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dl] 유럽파 114명...일본 선수들의 유럽진출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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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선수들의 유럽 진출이 늘어나는 배경에 작용하고 있는 내부·외부의 인식 변화에 대해 살펴본다.
요즘 유럽에서는 일본 선수가 뛰는 모습을 보지 않고는 다니기 힘들 정도다. 그 수는 이미 한동안 꾸준히 증가해 왔고, 그럴 만한 이유도 충분하다.
일본 대표팀 감독 모리야스 하지메는 실제로 전원 유럽파로만 구성된 대표팀을 선발할 수 있고, 이미 그렇게 한 적도 있다. 아시아에서 이런 구성을 할 수 있는 나라는 일본 외에는 없다.
2026 FIFA 월드컵 본선 진출을 가장 먼저 확정한 일본은 해외 경험이 풍부해지면서 확실히 경계 대상이 됐다. 8강 진출에 실패한다면 오히려 실망으로 받아들여질 정도다.
선수 수가 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지만, 더 주목할 부분은 유럽으로 향하는 선수들의 연령대가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21세의 나이로 레드불 잘츠부르크에 몸담고 있는 키타노 소타(04년생, 공미), 벨기에 신트트라위던에서 뛰는 20세의 고토 케이스케(05년생, 스트라이커), 네덜란드 NEC 네이메헌의 사노 코다이(03년생, 중앙미드필더) 등이 대표적인 예다.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키타노 소타의 장면을 보면, 동료가 수비수를 끌어당기는 사이 키타노는 살짝 내려오며 바깥쪽으로 영리한 곡선 침투를 시도한다. 그는 절묘한 리버스 패스를 받아, 좁은 각도에서도 완벽하게 감아 차 골문 구석에 꽂아 넣는다.
이 선수들은 이제 막 국가대표팀에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을 뿐이지만, 아직 대표팀에 발탁되지 않은 선수들도 매우 많다. 선수 에이전트 타나베 노부아키는 “요즘은 대표팀에 들지 못했거나 J리그에서 주전이 아니더라도 해외로 이적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말한다.
유럽 시즌 개막 시점, 공영방송 NHK는 유럽 클럽에 소속된 일본 선수가 114명에 달하며, 이 중 60% 이상이 대표팀 경험 없이 해외로 이적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이는 기존의 전통적인 경로에서 벗어난 큰 변화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사례가 후쿠다 시오(현 칼스루헤 임대)다. 그는 일본에서 프로 무대를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채 가미무라 학원고를 졸업하자마자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에 입단했다.
이는 2001년 이나모토 준이치가 아스널에 입단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다. 당시 그는 빅리그에 진출한 거의 유일한 일본 스타였고, 결국 아스널에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한 번도 뛰지 못했다.
유럽 진출이 늘어나는 명확한 이유
유럽의 최상위 리그들은 발전, 경쟁, 노출 측면에서 글로벌 기준으로 인식된다. 야심 찬 일본의 젊은 선수들에게 유럽의 매력은 단순히 명문 클럽이나 이름값에 있지 않다. 높은 수준의 판단을 요구하는 환경에서 훈련하고 배우며, 더 큰 무대에서 자신의 재능을 증명할 기회에 있다.
반면 유럽 클럽들 역시 영상, 데이터 분석, 글로벌 스카우팅 네트워크의 발전으로 점점 더 이른 시기부터 선수들을 관찰하고 영입하고 있다.
그 결과, 이제는 10대 후반이거나 그보다 더 어린 선수들까지 흡수하는 파이프라인이 형성됐다. 이는 단순한 ‘탈일본’이 아니라, 더 빠른 성장, 더 나은 코칭, 더 이른 국제 무대 도전을 의미한다.
이 변화는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뛰어난 유소년 육성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봐도 상위권에 속한다. 학교와 대학 시스템을 기반으로 발전해 왔고, 전국 고교 축구대회는 국가적 이벤트로 TV 중계가 되며 관중이 5만명에 달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프로 구단과 민간 아카데미의 참여도 점점 늘고 있다. 매주가 아니라 거의 매일 훈련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문화 역시 중요한 요소다.
강화된 유소년 아카데미, 향상된 지도자 수준, 데이터 기반 육성 방식의 확산은 선수들이 해외 진출을 고민하기 전부터 탄탄한 기초를 쌓을 수 있게 해준다. 더 나은 유소년 리그와 명확한 성장 단계, 보다 전문적인 노출 환경 속에서 일본 유망주들은 자연스럽게 글로벌 시각을 갖고 성장한다.
유럽 스카우트들은 U-15~U-17 연령대에서 선수들과 접촉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으며, 해외 아카데미 초청이나 체계적인 성장 경로가 마련된 클럽 시스템으로의 진입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일본의 육성 수준 향상과 유럽의 인재 네트워크 확장이 맞물리며, 해외 진출 경로는 더욱 빠르고 예측 가능해졌다.
그 결과, 이러한 상호 교류는 가속화되고, 일본은 글로벌 축구 네트워크 내 존재감을 넓히는 동시에 유럽 클럽들은 기술적이고 전술적으로 유연한 선수들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선호되는 행선지는 어디인가
21세기 초반에는 독일이 주요 목적지로 떠올랐다. 일본 사정에 밝은 에이전트(역주:토마스 크로트 등)들이 있었고, 검증된 파이프라인이 빠르게 구축됐기 때문이다. 이 네트워크는 스카우팅 리스크를 줄이고, 일본 에이전트·유소년 지도자·구단과의 신뢰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됐다.
이후 네트워크는 다른 국가로 확장됐고, 미토마 카오루(2021년 브라이튼), 타카이 코타(2025년 토트넘)처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직행하는 사례도 나왔다.
와이스카우트(Wyscout) 시청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벨기에 클럽들이 J리그 경기를 가장 자주 시청한 국가로 나타났다.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2017년 일본 DMM 그룹이 신트트라위던 VV를 인수한 이후, 벨기에 프로리그는 유럽 진출의 ‘관문’ 역할을 해왔다. 이후 일본 기업 자파넷 홀딩스가 지분을 보유하게 된 ‘데 카나리스’는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 등 여러 선수들의 유럽 첫 무대가 됐다.
덴마크 클럽들의 관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브뢴뷔와 FC 코펜하겐의 이적 전략, 그리고 가성비를 노리는 독일 2.분데스리가 구단들의 움직임에서도 확인된다.
또한 세르비아, 폴란드, 미국, 스코틀랜드 클럽들도 주요 시청 국가로 이름을 올렸고, 멕시코·브라질·스웨덴·그리스까지 관심 지역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반면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상위 클럽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점은,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구단들에게는 잠재적인 시장 공백을 의미한다.
유럽 클럽들이 일본 선수를 선호하는 이유
우선 기술적 능력 면에서 일본 선수들은 최고 수준이다. 뛰어난 볼 컨트롤, 정확한 패스, 현대 유럽 축구에 적합한 압박과 수비 구조 이해도를 거의 공통적으로 갖추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토대는 다양한 리그와 감독 철학에 빠르게 적응하게 만든다.
다소 상투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강한 정신력과 높은 프로의식도 큰 장점이다. 성실한 태도, 회복력, 배우려는 자세는 일본 선수들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반복해서 언급된다. 유럽 클럽들은 잦은 이동, 미디어 노출, 치열한 경쟁 환경을 큰 문제 없이 견뎌낼 수 있는 선수를 높이 평가한다.
여기에 경제적 요인도 있다. 일본 유망주들의 이적료는 유럽 내 검증된 스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경우가 많아 가성비가 좋다.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과 재판매 가치 역시 재정 여건이 빡빡한 클럽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다.
몇 년 전부터 J리그 구단들이 선수 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가와사키 프론탈레가 타카이를 이적시키며 받은 약 700만 달러는 J리그 역사상 최고 이적료로, 긍정적인 변화의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J리그의 대응
선수 유출은 양날의 검이다. J리그 구단들에 부담이 된 것도 사실이며, AFC 클럽 대항전에서 경쟁력이 다소 약화됐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8강 이전까지는 지역별로 대회가 나뉘어 있어 일본은 중국, 한국, 호주 팀들과 충분히 경쟁 가능하다.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은 확실히 더 어려운 상대지만, 이는 선수들을 더 오래 붙잡았다고 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가와사키는 지난 5월 결승에 올랐으나 스타 군단 알 아흘리를 넘지 못했고, 요코하마 F.마리노스는 2024년 결승에 진출했으며, 그 이전에는 우라와가 우승을 차지했다.
긍정적인 면도 있다. 해외로 떠난 선수들 덕분에 다른 선수들이 기회를 얻고, 새로운 인재 생산 라인은 계속 가동된다.
유소년 시설 투자와 지도자 교육 강화로, 선수들이 일찍 떠나더라도 국내 시스템은 여전히 탄탄함을 유지하며 다음 세대를 키워낼 수 있도록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실제로 J리그는 이 흐름을 거부하기보다는 받아들이려는 모습이다. NHK와의 인터뷰에서 노노무라 요시카즈 J리그 회장(전 일본 대표 선수)은 이러한 이적이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강조했다.
그는 유럽 리그와 이적 시장을 맞추기 위한 시즌 일정 조정(추춘제 26-27시즌부터), 샐러리캡 상향, 그리고 젊은 선수들의 경험과 노출을 늘리기 위한 U-21 리그 창설 계획도 언급했다.
더 나아가 J리그는 일본축구협회(JFA)와 협력해 엘리트 유소년 육성, 국제 협력, 일본 축구 수준 제고를 중심으로 한 공동 전략을 수립했다. 이는 세계 축구계에서도 드문 사례다.
결국 탄탄한 국내 리그는 남아 있는 선수들에게도 고품질의 성장 환경과 가시성을 제공하며, 구단의 지속 가능성과 대표팀의 경쟁력을 동시에 뒷받침한다.
앞으로의 전망
이 흐름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J리그가 아카데미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해외 파트너십을 넓혀갈수록, 유럽은 기술적으로 뛰어난 일본 선수들을 꾸준히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일본과 유럽의 축구 관계는 계속 진화할 것이다.
요컨대 일본은 재능 있고 흥미로운 젊은 선수들을 대량으로 배출하고 있으며, 이는 이미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패하더라도 경험을 안고 돌아올 수 있다. 그리고 성공 사례가 충분히 많은 만큼, 관심은 쉽게 식지 않을 것이다. 올여름 월드컵에서의 좋은 성적은 그 관심을 더욱 키울 것이다.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만 일본 축구의 정체성을 세계 무대에서 도전하고 강화하는 역동적이고 상호 연결된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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