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의 정자는 정협(精莢)이라고 불리는 가느다랗고 길쭉한 주머니 안에 들어 있습니다. 나이드신 매냐인 분들 옛날에 즐겨먹던 간식인 아폴로 비스무레하게 생겼는데 새하얗죠. ('협(莢)'은 '콩깍지'를 뜻하는 한자입니다.) 이 정협이 자극을 받으면 안에 있는 정자를 발사하는데, 이 정자는 암컷 오징어의 수란관으로 침투하기 위해 외투막을 파고들 수 있습니다.

 

오징어가 짝짓기를 할 때 수컷은 자신의 정협을 배출해 다리로 옮겨서 암컷의 입 주변에 붙입니다. 그럼 그 정협에서 정자가 나와 암컷 몸으로 파고들게 되죠. 오징어 정자가 이런 성질이 있기에 저렇게 사람 입 안으로 파고들 수 있습니다.

 

오징어회를 먹다가 자칫 저런 정자에게 봉변을 당할 수 있는데, 수컷 오징어의 내장 손질을 제대로 안 했다가 정협에서 튀어나온 정자가 오징어 살에 파고들어 있을 수도 있고, 본문 글에서처럼 암컷 오징어 입 주변에 정자가 이미 붙어있었을 수도 있죠.

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