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크리스마스 1위 등극한 아스날…그러나 역사는 '방심은 금물'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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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도의사나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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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디 애슬레틱] 크리스마스 1위 등극한 아스날…그러나 역사는 \'방심은 금물\'이라 말한다](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1222/9301940480_340354_5be3c7b6a873eab866b67ed84425b79e.png)
에버튼전 승리로 크리스마스 1위를 확정 지은 아스날 선수들이 원정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심술궂은 그린치의 경고가 아니다. 아스날은 에버튼 원정 승리를 통해 프리미어리그 크리스마스 1위 자리를 꿰찼으나, 현재의 위치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아스날은 과거 2002-03, 2007-08, 2022-23, 2023-24시즌에도 크리스마스 선두를 달렸으나, 단 한 번도 최종 우승이라는 결승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은 결과가 다를 수 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역사를 되짚어보면 흐름은 냉정했다. 아르센 벵거 전 감독이 이끌던2002년 크리스마스 당시 아스날은 승점 2점 차로 선두였고, 2007년에는 1점 차로 앞서 있었다. 당시 추격자였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각각 승점 4점과 1점 차로 뒤처져 있었으나, 결국 아스날을 제치고 각각 승점 5점과 4점 차의 격차를 벌리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 체제였던 2022년과 2023년 역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각각 승점 5점과 1점의 우위를 점했으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끝내 각각 5점과 2점 차로 아스날을 따돌리고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매 시즌 흐름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아스날 역시 지난 세 차례의 리그 우승 당시에는 이러한 반전의 흐름을 오히려 기회로 활용해 수혜를 입은 바 있다.
1997-98시즌 아스날은 크리스마스 당시 선두 맨유에 승점 13점이나 뒤처진 먼 순위에 있었으나, 새해 들어 무서운 기세로 승점을 쌓으며 결국 1점 차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4년 뒤에는 크리스마스 당시 선두와 승점 3점 차였으나 이후 시즌 종료까지 단 한 번도 패하지 않는 저력을 보이며 승점 7점 차 우승을 차지했다. 그 유명한 무패 우승 시즌에도 크리스마스 순위는 2위였지만, 새해 들어 리그 9연승이라는 역대 최장 연승 기록을 세우며 정상에 등극했다.
![image.png [디 애슬레틱] 크리스마스 1위 등극한 아스날…그러나 역사는 \'방심은 금물\'이라 말한다](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1222/9301940480_340354_4c71618837bc07e6cd1bce6e64f2321d.png)
2003년 박싱 데이 당시 울버햄튼을 3-0으로 꺾은 후 티에리 앙리를 축하하는 패트릭 비에이라
시즌 어느 단계에서든 승점 차를 벌려 놓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아르테타 감독은 에버튼전 1-0 승리를 이끈 빅토르 요케레스의 페널티킥 골 덕분에 맨시티와 승점 2점 차의 간격을 유지하게 된 점에 안도할 것이다. 하지만 이 시기의 리그 운영은 본질적으로 단 한 가지, 즉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다.
최근 몇 주간 아스날은 승점을 잃기도 했고, 부진한 경기력 속에서도 꾸역꾸역 승리를 챙겼으며, 끊이지 않는 부상 악재와 싸워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은 대체로 위기를 잘 넘겨왔다.
지난주 울버햄튼전에서는 경기 막판 실점으로 흔들렸으나, 94분에 터진 극적인 골로 자칫 무승부에 그칠 뻔했던 상황을 승리로 바꾸어 놓았다. 에버튼 역시 2025년의 마지막 홈 경기에서 만만한 상대가 아님을 증명했다. 경기 전 대규모 카드 섹션 응원으로 기세가 오른 홈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에버튼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아스날을 강하게 압박하며 총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제이크 오브라이언의 핸드볼 반칙이 결정적인 순간에 에버튼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이번 시즌 선제골을 기록한 19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던 아스날에게, 이 골은 승리를 굳히는 결정적인 지표가 되었다.
아스날이 치른 최근 두 경기는 객관적인 전력상 손쉬운 승리가 예상되던 일정이었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 역시 "에버튼을 상대로 더 큰 점수 차를 벌릴 수도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결과적으로 또 한 번의 꾸역승을 거두며 승점 3점을 챙겼다고 평가했다.
경기장에는 골키퍼 다비드 라야부터 최전방의 가브리엘 제수스에 이르기까지 팀 전체를 향해 "지루한 아스날(boring, boring Arsenal)"이라는 야유 섞인 챈트가 울려 퍼졌다. 아르테타 감독은 이러한 반응을 오히려 반기는 기색이었으나, 아스날은 경기 막판까지 상당한 압박감을 견뎌내야만 했다.
아르테타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를 통해 경기 일정이 없었던 일주일간 수비 습관과 조직력을 재정비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으며, 이러한 노력이 실제로 경기 결과를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아스날의 볼 점유 방식에 대한 질문을 받은 아르테타 감독은 "결국 경기의 템포를 지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기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르테타 감독은 "경기를 빠르게 전개해야 할 때와 늦춰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 볼을 통해 의도한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것이 정답이다. 하지만 때로는 경기를 가속하기 위해 더 날카롭고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오늘 경기에서 우리는 이를 잘 읽어낸 순간도 있었지만, 판단을 주저했던 순간도 있었다. 이는 우리가 보완해야 할 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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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널티킥 골을 성공시킨 빅토르 요케레스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경기 중 아스날은 레안드로 트로사르와 마르틴 수비멘디가 골대를 맞히는 등 긍정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냈으나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부카요 사카 역시 결정적인 기회가 막혔고, 또 다른 슈팅 기회에서는 동료 위리엔 팀버와 동선이 겹치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선두 자리가 이번 시즌에는 다른 결말을 맺을 수 있다고 확신하는 이유를 묻자 아르테타 감독은 "경기력 수준과 그 일관성 때문"이라고 답하며, "이 리그에서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 팀은 지속해서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아르테타 감독은 "이기는 과정을 즐겨야 한다. 앞으로 험난한 원정과 어려운 순간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많은 고비를 넘겨왔고 지금 이 자리에 있다. 다음 경기를 위해 준비하고, 팀 전체가 즐거운 에너지와 정신력을 유지하며 개선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전했다.
매주 반복되는 일정을 고된 노동처럼 느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즐거움을 강조한 아르테타 감독의 관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 벵거 감독 체제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시즌들을 보면, 시즌이 진행될수록 팀이 성장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현재의 아스날 역시 마찬가지다. 시즌 내내 공격, 미드필더, 수비진의 핵심 전력들이 번갈아 이탈하는 악재 속에서도 아스날은 승점을 놓칠 법한 경기들에서 귀중한 승점을 쌓아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아스날이 누린 행운은 스스로 쟁취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운에만 기대어 우승을 차지할 수는 없다. 맨체스터 시티가 매번 보여주듯, 스스로 만들어낸 미세한 차이를 승리로 연결하는 치밀함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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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디킨슨 스타디움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
아르테타 감독과 2023-24시즌을 함께했던 선수들은 새해에 보여준 압도적인 기세만으로는 우승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당시 아스날은 새해 이후 18경기에서 단 두 차례만 승점을 잃는 완벽에 가까운 행보를 보였으나, 크리스마스 직후 웨스트햄과 풀럼에 당한 2패가 결국 우승 경쟁에 치명타가 되었다.
울버햄튼과 에버튼을 상대로 거둔 이번 두 차례의 값진 승리가 수포로 돌아가게 해서는 안 된다. 아스날은 당장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리그컵 8강전을 앞두고 있으며, 이어지는 12월 27일 브라이튼전과 30일 아스톤 빌라전에서도 지금의 필승 정신력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아르테타 감독은 팀이 결정적인 순간에 날카로운 결정력을 발휘해 추격자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려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907311/2025/12/21/arsenal-christmas-top-arteta-evert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