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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펜던트] 더 어리고, 더 빠르고, 더 강하게: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를 ‘재창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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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설먹고싶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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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9872.jpeg [인디펜던트] 더 어리고, 더 빠르고, 더 강하게: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를 ‘재창조’하다
과거와의 단절을 고한 여름이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수십 년간 함께한 동료는 물론, 자신의 ‘위대한 팀’을 지탱했던 핵심 선수들과도 작별을 고했다. 바르셀로나 시절 팀 동료이자 바르샤와 맨체스터 시티에서 풋볼 디렉터로 함께했던 치키 베히리스타인이 은퇴하며 팀을 떠났다. 임대, 매각, 혹은 단순 계약 만료 등 형태는 달랐지만, 시티의 트레블 멤버 중 6명이 팀을 떠났다. 에데르송, 카일 워커, 마누엘 아칸지, 일카이 귄도안, 케빈 데브라이너, 잭 그릴리쉬에게 작별을 고한 것이다. 이 6명 중 3명은 시티의 주장을 역임했던 선수들이였다.

시티는 리버풀을 상대로 3골을 기록하면서 승점 3점을 챙겼다. 이날 과르디올라 감독의 선발 라인업에는 2023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선발 출전했던 선수가 단 3명(후벵 디아스, 베르나르도 실바, 엘링 홀란)뿐이었다. 세대교체는 처음엔 지연되는 듯 하였으나, 이내 두 배의 속도로 진행되었다. 
 
나머지 8명 중 필 포든은 이스탄불에서 열린 인터 밀란과의 결승전에서 교체로 투입되긴 했었다. 니코 오라일리는 당시 시티 소속이긴 했지만 1군 경기에 출전한 적이 없었고, 요슈코 그바르디올, 마테우스 누네스, 제레미 도쿠는 2023년 여름에 영입되었다. 니코 곤잘레스는 2025년 겨울 이적 시장에, 라얀 셰르키와 지안루이지 돈나룸마는 이번 여름 이적 시장이 열리고 닫힐 무렵 각각 합류했다. 이것이 바로 ‘시티 3.0’이며, 이 팀의 유일한 30대 선발 선수는 새로운 주장인 실바뿐이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지금 우리 스쿼드는 제가 이곳에 온 이래 가장 젊습니다.”라며, “선배들이 이룬 업적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이 모든 에너지가 필요하죠.”라고 말했다. 2024년 끔찍했던 가을, 무력감에 좌절하며 스스로 얼굴을 할퀴기까지 했던 지친 모습의 감독 본인도 활기를 되찾은 듯하다. 어쩌면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팀의 넘치는 기동력에서 영감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티의 프리미어리그 평균 선수 연령은 24.9세로, 작년 26.6세에서 크게 낮아졌다. 팀을 떠난 6명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멤버는 모두 30대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일요일에서 회상했듯이, 축구는 한두 명이 뛰지 않거나 뛸 수 없어서 나머지 9명이 더 많이 뛰어야 한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힘든 경기가 된다.
 
시티가 부상에 시달리고, 너무 얇은 스쿼드로 고전하며, 리빌딩 지연의 대가를 치뤘던 지난 시즌을 되돌아보며, 과르디올라 감독은 다리는 따라주지 않아도 팀에 공헌하고자 하는 마음만은 간절했던 한 선수들 떠올렸다. “베르나르두는 지난 시즌 정말 힘들어했지만, 항상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매 경기 지쳐 있엇죠. 50분, 60분이 지나면 1분도 더 뛸 수 없었습니다. 어떤 순간에는 베르나르도가 ‘감독님, 저 완전히 방전됐어요.’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라고 과르디올라 감독이 말했다.
 
그럼에도 기꺼이 뛰겠다는 베르나르도 실바의 의지 덕분에. 실바는 과르디올라 감독이래 가장 힘든 시즌에 52경기를 소화해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베르나르도가 나의 주장인 이유입니다.” 선수단 투표로 주장을 정하던 방침을 버리고 실바에게 직접 완장을 맡긴 펩 감독이 밝혔다. 상황이 비록 나빴지만, 베르나르도의 팀을 위한 태도가 없었다면 지난 시즌은 더욱 최악이었을 수도 있다는 걸 펩 감독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보통 그런 상황이라면, 프리미어리그에서 10위로 시즌을 마쳤을 겁니다.”라고 말하면서 “하지만 결국 우린 절대 포기하지 않았죠. 제가 회장님과 CEO께도 여러 번 말했지만, 만약 우리가 지난 시즌에 생존해서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다면, 그자체로 크나큰 상이라고 했습니다. 제게 가장 기억에 남을 시즌 중 하나, 가장 자랑스러운 시즌 중 하나가 바로 지난 시즌입니다. 확실해요. 좋은 교훈이였습니다. 때때로 구단으로서는 그런 시기도 겪어봐야만 합니다.”라고 하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교훈을 얻었고, 그 중 일부는 실바와 관련이 있었다. 2019년 1월, 또 다른 리버풀전 승리로 되돌아가 보자면, 당시 실바는 13.7km를 뛰었다. 하지만 일요일, 주변에 더 젊은 동료들과 함께 뛴 실바는 94%의 패스 성공률(15회 이상 시도 중 최고)을 기록했다. 그 역시 주변의 젊은 기동력 덕분에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과르디올라 감독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우리는 에너지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지난 시즌, 저는 무언가를 해보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도무지 팀이 작동하지 못했습니다.”라고 과르디올라 감독이 말했다.
 
펩시티가 무기력해 보이자, 과르디올라 감독의 능력도 갑자기 사라진 듯했다. 하지만 이제 팀에는 프리미어리그에 걸맞은 ‘피지컬’이 생겼다. 도쿠와 오마르 마르무시의 속도, 누네스와 타자니 라인더르스의 넓은 활동 반경, 레프트백 오라일리와 미드필더 곤살레스의 신장(키)이 그것이다. 물론 이들 중 귄도안 수준의 ‘테크니션’이나 데브라이너 같은 ‘천재적인 창조자’는 없다고 할 수도 있다. (물론 도쿠는 수비수들 사이를 헤집는 자신만의 ‘초능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이는 전술적 변화의 확실한 신호다. 새로운 모습의 시티는 56.8%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이는 평균 연령처럼 극적인 하락세인데, 작년 61.6%, 트레블을 달성했던 2022-23시즌의 65.2%에 비해 크게 떨어진 수치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시티는 공을 소유하지 않았을 때의 취약점 때문에라도 공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이제 펩시티에는 더 강력한 힘이 생겼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말처럼, 이들이 과연 ‘선배들의 업적을 재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은 계속될 것이다. 7년간 6번의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귄도안, 데브라이너 등이 쌓아 올린 업적을 고려할 때 이는 정말 어려운 과제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과르디올라 감독은 자신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새로운 장난감’들을 즐기고 있다. 이 새로운 역동성은 과르디올라 감독을 예측하려는 상대팀에게 문제를 안겨준다. 셰르키가 나올까, 라인더르스가 나올까? 시티는 좁은 중앙 미드필더진을 쓸까, 아니면 정통 윙어를 쓸까? 실바는 오른쪽에 배치될까, 중앙에 배치될까? 과르디올라 감독은 “우린 이제 다양한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더 예측 불가능해졌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지난 가을 시티가 갑작스럽게 추락했을 때 이것이 ‘나쁜 의미의 예측 불가능성’이었다면, 이제 이 더 어리고, 더 빨라진 팀이 무엇을 이룰 수 있을지는 ‘위대한 미지수’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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