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빵값이 싸지면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어날까?(빵의 유리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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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빵값의 유리천장: 싸져도 '밥'은 될 수 없다
한국 빵 시장에는 오래된 질문이 있다. "빵값이 비싸서 사람들이 덜 사 먹는 걸까, 아니면 사람들이 빵을 많이 안 먹어서 비싸질 수밖에 없는 걸까?" 이는 닭과 달걀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질문 자체가 문제의 본질을 놓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 빵 시장에는 가격과 무관하게 작동하는 견고한 '유리천장'이 존재한다. 만약 내일 아침 모든 빵값이 절반으로 떨어진다 해도, 빵 소비는 일정 수준 이상으로 결코 성장할 수 없다. 높은 빵값은 이 유리천장의 '원인'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연적인 '결과'에 가깝다.
유리천장의 첫 번째 층: '밥'이라는 절대적 권위
빵 소비량이 넘을 수 없는 첫 번째 장벽은 바로 '밥'이다. 이는 개인의 취향을 넘어 사회적 합의에 가깝다. 이 견고한 믿음은 우리 아이들의 식판 위에서 가장 명확하게 드러난다.



일본에서는 코페빵이나 식빵이 밥, 면과 함께 학교 급식 메뉴를 순환하는 어엿한 주식이다. 누구도 빵 급식이 부실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한국의 상황을 상상해보자. 만약 학교 급식 식단표에 쌀밥 대신 크림빵과 우유가 주기적으로 오르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 아이 밥 굶긴다"는 학부모들의 불만이 교육청 게시판을 가득 채우기까지 과연 며칠이나 걸릴까?
이처럼 빵은 성장기 아이들에게 제공되어야 할 '제대로 된 식사'라는 제도적 인정을 받지 못한다. "밥 먹었니?"라는 안부 인사부터 학교 급식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 전체가 빵이 결코 주식(主食)의 왕좌에 오를 수 없음을 끊임없이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것이 바로 빵이 마주한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이다.
유리천장의 두 번째 층: '라면'이라는 철옹성

주식 시장 진입이 막혔다면, '저렴하고 간편한 한 끼' 시장은 어떨까? 이곳에서 빵은 더 강력하고 효율적인 경쟁자, '라면'을 만난다.
일본인에게 공장 식빵이 어떤 존재인지를 보면, 한국에서 라면의 위상을 알 수 있다. 일본 가구의 연간 식빵 소비량은 한국인의 1인당 라면 소비량(연 77개)과 거의 일치한다. 즉, 일본에서 빵이 차지한 '저렴한 주식'의 자리를, 한국에서는 라면이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다.
라면은 이미 수십 년간 압도적인 소비량으로 완벽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 하지만 단순히 가격만 싼 것이 아니다. 라면은 1,000원 남짓한 비용으로 '뜨끈한 국물이 있는 완결된 식사'라는 독보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같은 가격의 차가운 빵 한 조각이 결코 줄 수 없는, 한국인의 정서를 파고드는 강력한 무기다. '밥'이라는 하늘과 '라면'이라는 땅 사이에 낀 빵에게는 대중적 소비를 폭발시킬 공간 자체가 허락되지 않는다.
유리천장 아래의 생존법: 비싸게 팔 수밖에 없는 이유
이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비싸서 수요가 낮은가, 수요가 낮아 비싼가?"
답은 명확해진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없는 구조적 한계(유리천장)가 존재하기에, 비싸게 팔 수밖에 없는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밥'과 '라면' 사이에서 대량 소비 시장을 형성하지 못한 빵 산업은 '박리다매' 전략을 쓸 수 없었다. 일본처럼 저렴한 공장빵이 시장을 지배하는 대신, 그 빈자리를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차지했다. 이들은 '갓 구운 프리미엄 빵'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워 '식사'가 아닌 '간식'과 '디저트'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이 전략은 필연적으로 높은 가격을 동반했고, 이것이 오늘날 한국 빵 시장의 가격 기준선이 되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빵 가격이 저렴해진다고 가정해보자. 이는 빵의 '역할'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기존 역할 내에서의 '소비 빈도'를 높이는 효과만을 가져올 것이다.
빵은 현재 '간식', '디저트', '브런치', '가벼운 아침'이라는 명확한 역할 군에 속해 있다. 가격 인하는 이 역할 군 내에서의 소비를 촉진한다. 즉, 식후 디저트로 케이크 대신 단팥빵을 더 자주 먹고, 주말 브런치로 비싼 샌드위치 대신 식빵 토스트를 선택하는 식의 변화는 가능하다. 이는 분명 빵 시장의 양적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빵의 '유리천장'이다. 저녁 메뉴를 고민할 때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와 동등한 선택지로 '빵'을 떠올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빵은 어디까지나 정규 식사를 보조하거나 대체하는 '서브 메뉴'일 뿐, 식탁의 중심을 차지하는 '메인 메뉴'가 될 수 없다. 소비자들이 빵에 지불하고자 하는 심리적 가격 상한선과 기대하는 역할 자체가 '주식'이 아닌 '간식'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의 확장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결론적으로, 한국에서 빵이 마주한 벽은 가격이 아니라 정체성의 문제다. '밥'이라는 절대적인 문화적 아이콘과 '라면'이라는 막강한 시장 지배자 사이에서 빵이 설 자리는 '가끔 즐기는 맛있는 별식' 이상이 되기 어렵다. 빵값이 싸지면 우리는 빵을 더 사랑하게 되겠지만, 그 사랑은 결코 '주식'을 향한 존경과 헌신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한국 빵 시장의 명확하고도 깨지지 않는 유리천장이다.
막말로 함바집에서 빵이랑 우유가 식사로 제공되면 불만이 없는날이 올까?
결론적으로, 한국 빵의 가격표는 숫자가 아니라, 우리 식문화가 허락한 빵의 최대 고도를 보여주는 '유리천장' 그 자체다. 이 천장이 깨지지 않는 한, 빵값은 결코 우리의 기대만큼 낮아질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밥'도 '라면'도 될 수 없었던 빵이 이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고독한 운명의 가격표다.
세줄요약
1. 뫼비우스의 띠를 끊고 기적적으로 오늘 빵이 싸진다 가정하면 수요가 늘겠지만 주식의 포지션에 들어가는건 회의적
2. 밥은 꿈도 못꾸고 라면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파이를 먹어야함
3, 빵먹었다 하면 그게 밥이냐라는 관용구가 한국에서 사라질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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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이구역의광수는나야님의 댓글
- 이구역의광수는나야
- 작성일
빵에 설탕이 들어가는 이상 빵은 간식이지, 주식이 될 수가 없음.. 빵이 주식인 나라 사람 한 명의 의견을 빌리면 누가 밥에 설탕을 넣어먹냐 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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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1234님의 댓글
- 지성1234
- 작성일
천원빵집 망하는거로 물타기하는데
천원빵집에서 먹어본 사람들은 어느정도 알겠지만
그냥 퀄 낮은빵 제값주고 먹는 느낌임
빵 좋아하는 사람들이 원히는게 적당한 맛 적당한 가격이지
천원빵집 처럼 무작정 싸기만한 빵을 원하는게 아니긴함
그냥 평소에 본인들이 먹는 빵을 더 싸게 먹고 싶은데 비싸서 부담되니까 그러는거지
천원빵집에서 먹어본 사람들은 어느정도 알겠지만
그냥 퀄 낮은빵 제값주고 먹는 느낌임
빵 좋아하는 사람들이 원히는게 적당한 맛 적당한 가격이지
천원빵집 처럼 무작정 싸기만한 빵을 원하는게 아니긴함
그냥 평소에 본인들이 먹는 빵을 더 싸게 먹고 싶은데 비싸서 부담되니까 그러는거지
윤하혜성님의 댓글
- 윤하혜성
- 작성일
한국과 비교해 일본의 1인당 빵 소비 4배
한국과 비교해 일본의 인구 2.5배
그러니까 간단하게 일본 빵소비가 한국보다 10배 정도? 물론 일본은 공장빵 비율이 높긴 함
그런데 빵집 갯수가 한국은 19,000개, 일본은 12,000개
한국의 프차 대기업 입장에서야 프차 갯수를 늘릴수록 시장점유율도 늘고 프차 오픈 비용도 받고 그래서 무한정 늘리고 싶을 테지만 빵집마다 박리다매로 팔 수 있으려면 지금의 10분의 1로 빵집 갯수가 줄어야 되는게 아닐까?
원래 저런 생지를 공장에서 만들어 빵집에다가 제공하는 프차 대기업 아니면
개인이 0부터 100까지 빵을 직접 다 만드는 과정은 기술이 필요해서 19,000개 저런 식으로 빵집이 생길 수가 없는데 말이지
특정 대기업이 시장을 과점하고 본사에서 가격을 정해버리면 그건 걍 시장을 독과점한 누군가가 가격을 컨트롤하는 거지 수요와 공급에 맞는 가격이 나올 수가 없음
한국과 비교해 일본의 인구 2.5배
그러니까 간단하게 일본 빵소비가 한국보다 10배 정도? 물론 일본은 공장빵 비율이 높긴 함
그런데 빵집 갯수가 한국은 19,000개, 일본은 12,000개
한국의 프차 대기업 입장에서야 프차 갯수를 늘릴수록 시장점유율도 늘고 프차 오픈 비용도 받고 그래서 무한정 늘리고 싶을 테지만 빵집마다 박리다매로 팔 수 있으려면 지금의 10분의 1로 빵집 갯수가 줄어야 되는게 아닐까?
원래 저런 생지를 공장에서 만들어 빵집에다가 제공하는 프차 대기업 아니면
개인이 0부터 100까지 빵을 직접 다 만드는 과정은 기술이 필요해서 19,000개 저런 식으로 빵집이 생길 수가 없는데 말이지
특정 대기업이 시장을 과점하고 본사에서 가격을 정해버리면 그건 걍 시장을 독과점한 누군가가 가격을 컨트롤하는 거지 수요와 공급에 맞는 가격이 나올 수가 없음
근력굿님의 댓글
- 근력굿
- 작성일
근데 빵 한테는 미안한데
밥이 너무 최고야
빵은 밥먹은 느낌이 없어
밥이 너무 최고야
빵은 밥먹은 느낌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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